코로나19 시대를 보내는 지금, 꽃을 상징으로 국내외 작가들이 보내는 용기와 희망의 연대를 담고 있다. 서울시가 우이신설선의 역마다 상업광고 대신 문화예술 콘텐츠를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일환으로, 8월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신예 작가부터 현대사진 거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진과 예술기관, 스타트업 기관까지 동참해 총 289점의 작품을 풍성히 선보인다.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는 일견 연약해 보이나 어떠한 역경에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에 담긴 자연의 섭리를 성찰하며 위로와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
신설동역 출구에서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꽃밭 일러스트 5점은 회화적인 요소와 문자를 결합해 독창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선보여온 채병록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작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움츠러든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원형으로 재구성한 피크닉 매트에 꽃봉오리를 담고, 꽃밭의 이미지에 ‘만발(滿發)하다 (Be in Full Bloom!)’의 외침을 투영했다. 이 공간을 함께하는 모두의 일상에 기대와 웃음이 만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오늘날의 ‘만남‘은 여러 형태를 포괄한다. 그것은 물리적인 접촉을 의미하기도 하고 하나의 아이디어로만 존재하기도 하며 계획에 의한 것일 수도, 때론 우연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 만남은 반복될 수도 일회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일상을 매개하는 여러 조건들이 물리적 실체로 존재하는 대상을 전제하지 않으며 점점 분석과 예측을 위한 데이터가 되는 세계에서 ‘만남‘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동일한 정서적 가치를 가질까? 어쩌면 더 이상 복수(둘 이상의 사람이나 사물의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언어 형식)는 만남의 필요 조건이 아닌지 모른다. If We Ever Meet Again은 만남의 여러 새로운 조건들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로, 대상이 부재하는 만남의 경험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시적이면서도 기만적인 감각을 물질로서 비유해 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미술가에게 작업이란 무엇인가? 미술가의 작업은 여타의 작업과 무엇이 다른가? 의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
지구촌을 휩쓰는 작금의 판데믹(pandemic) 상황이 이 주제를 매우 특별한 것으로 복귀시킨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것은 관념이 아니라 신체이기 때문.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열 네 명의 작가들은 자신들의 세계에 대한 각자 상이한 경험들 속에서 자신들이 마주했던 세계와 치열한 교전을 치루어야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들의 세계 내 경험에서 오는 태도와 그로 인한 예술작업의 속성으로 자신들을 재빠르게 당대적 흐름에 편승시키거나 영웅으로 자처하는 것을 더디거나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더딤이나 지연으로 인해 그들은 예술작업자(art worker)로 머물 수 있었고, 다음 세대와 세기의 기억에 편입될 자격을 갖추었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제 예술의 새로운 규범(international art canon)이 될 만한 충분히 보편적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전시가 예술가와 작업의 관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숙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호주 멜버른의 THIS IS NO FANTASY 갤러리에서 Kelvin Chen 의 전시 Social Distance.
Kevin Chin 은 우리가 세계적으로 상호 연결된 세계가 어떻게 고립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점점 더 도시적인 삶에서 우리가 어떻게 위안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Kevin 특유의 색채에 대한 숙달은 테스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쾌활함을 전달한다. 그는 이 시대의 복잡한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해 숭고한 정적을 찾는다.
국경의 긴축함 속에서 Kevin은 호주, 아시아, 미국의 문화적 요소들을 참고하고 섞어서 상상력으로 얼마나 큰 거리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놀라운 작품들은 도시와 자연 경관을 결합하여, 우리의 환경 영향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는지에 대한 점점 더 커지는 인식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