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그림은 일기 같은 존재예요. 하루를 살아가면서 제 마음속에 남은 감정과 잔상을 그림으로 해소하곤 하죠. 그렇게 그린 장면을 보며 ‘내가 이런 기억을 지우고 싶었구나’ 생각하고, 금방 잊어버려요. 또 해소하고 싶은 기억은 매일매일 쌓이기 때문에 빨리 그려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2013년, SNS에 올린 그림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보라와 분홍, 네온사인빛이 가득해 눈이 아릴 만큼 화려하지만 마치 군중 속 고독처럼 어딘지 모르게 공허함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린다. 신모래에게 그림은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일상의 기억을 소거하는 일기 같은 존재다. 그래서 작가의 그림에선 공허함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로 데뷔한 후 구슬모아당구장, 롯데갤러리 등에서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으며 랄프 로렌, 설화수, 호가든 등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신모래를 대표하는 컬러로 알려진 분홍을 포함해 눈이 아릴 만큼 화려한 색감이 특징이에요. 하지만 그 화려함 속에 공허함이 함께 느껴진다는 평도 많아요.
아무래도 웅크리고 있는 자세와 괄호로 그린 눈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게다가 인물의 표정이 없으니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도, 감정이입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