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예술 칼럼 (2)

백성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힙(Hip)’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영상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이미 조회수 기록이 총 2억 6천만 뷰를 넘었는데, 놀랍게도 유명 아이돌이 주인공도 아니고 먹방이라는 소재도 아니에요. 자칫 ‘어렵다’라고 인식할 수 있는 판소리를 명창이 부르고, 때로는 전통음악에 맞춰 신명 나게 춤을 춥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우리나라가 등장하는 홍보영상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두고 국내와 세계 곳곳에서 ‘힙(Hip)하다’라며 주목하고 있어요.

작자미상, 호랑이와 까치 @네이버 학습 용어 개념사전

그런데 여기, 백성들이 표현한 ‘힙(Hip)’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바로 ‘민화’입니다.

민화란 어떠한 틀이나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표현한 백성들의 그림입니다. 18세기~19세기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름이 없는 수많은 백성들에 의해 그려졌습니다. 백성들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벌레와 꽃, 잉어, 나비, 까치, 그리고 호랑이까지 모두 민화의 소재로 그렸습니다. 민화를 두고 양반들은 한때 ‘저속하다’라고 불렀죠. 물론 우리나라 민화와 같이 귀족이나 화원이 아닌 백성이 그린 그림들은 세계 각국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만 백성이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어쩐지 한국의 민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으로 불립니다. 

과연 민화가 무엇이기에 ‘가장 한국적인 그림‘으로 부르며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까요. 

300년 전 핵인싸 자화상의 주인공은 누구?  

– 조셉 뒤크레의 자화상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여기 한 화가의 SNS가 있습니다. 자신의 셀피(Selfie: 자신을 찍은 사진. 셀카)를 올렸다고 하는데 반응이 아주 핫하군요. 화가의 셀피라면.. 아마 자화상(Self-portrait)을 그린 것이겠지요? 셀피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도대체 300년 전 화가의 자화상이 핫하면 도대체 얼마나 핫하다는 걸까요?

 

한번 알아맞혀봅시다. 일단 프랑스 궁정화가라고 합니다. 1735년생이라면.. 루이 16세 시기에 활동했겠군요. 말이 300년 전이지 그 시절 질풍노도의 프랑스 역사를 되돌아보면.. , 정말 시조새라 불릴만합니다. 마리 앙투와네트의 초상화까지 그렸을 정도라고 하니 상당한 실력가에 고풍스러운 화풍을 가졌겠는데요

어디 보자

AI가 디자인을 한다고?

–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미래와 숙제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20여 개의 상업 디자인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가 인공지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디자이너의 이름은 니콜라이 이로노프(Nikolay Ironov)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글 표지는 그의 작품입니다.

니콜라이이로노프의디자인

러시아산 인공지능은 디자인 스튜디오 ‘Lebedev’의 외부 디자이너로 지난 1년간 활약했습니다. 니콜라이는 카페, ,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딩을 맡았습니다. [그림1]은 니콜라이의 작품들입니다. 이중 붉은 배경의 맥주 브랜딩은 상업적으로도 꽤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알고리즘에서 인공지능 느낌을 일부로 지운 것인지 니콜라이 작품에는 투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이 느낌을 인간미로 해석해도 될 것 같아요. 기사에 따르면 인간 디자이너도 힘든 복잡한 콘셉트 설계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반듯한 그리드 기반 디자인은 더 쉽게 할 수 있겠죠. 한발 더 나아가 니콜라이는 인간 디자이너가 겪는 슬럼프, 표절 논란, 아이디어 고갈 등에 구속받지 않아도 됩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니콜라이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끊임없이 크리에이티브를 찍어냅니다. 저는 AI를 보며 인간 디자이너의 더 나은 점이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미래에 어떤 시대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잘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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