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은 하늘을 가리키는 이상주의자 플라톤과 땅을 가리키는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중앙에 등장하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두 철학자의 사상은 손가락의 방향 뿐만 아니라 옷의 색깔로도 뚜렷하게 대비되는데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존재감이 대단해서인지 <아테네 학당>은 미술보다 철학을 논할 때 더욱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그런데 사실 라파엘로가 이 작품 속에 담은 것이 아카데미아의 왕성하고 자유로운 지적 분위기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라파엘로는 <아테네 학당>에 자신이 존경하고 따랐던 르네상스의 천재 예술가들과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마치 개발자가 프로그램에 이스터 에그를 숨겨 놓는 것처럼요. 그럼 우리는 어떤 인물들에게서 그들의 얼굴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라파엘로가 <아테네 학당>이라는 작품으로 이루고자 했던 예술적 성취는 무엇일까요?
2. 꿈으로 향하는 통로_안견 <몽유도원도>_호안 미로<The Harlequin’s Carnival >
꿈은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눈을 감고 잠에 들면 우리는 현실의 모든 한계를 떨쳐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거나, 당장 잠에서 깨고 싶을 만큼 끔찍하거나, 이대로 죽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꿈에서 만납니다. 하지만 눈을 뜨면 곧바로, 혹은 아주 옅은 잔상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리는 게 꿈이죠. 그 꿈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재빨리 꿈의 이미지를 기록하기도 하고 꿈에서 겪었던 일을 누군가에게 들려주기도 합니다.
△안견, 몽유도원도
△호안미로, The Harlequin’s Carnival
그리고 당연하게도 꿈을 작품으로 재구성한 화가들도 있죠. 그들은 화가인 동시에 꿈의 기록자입니다. 그들이 꿈을 기록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양합니다. 꿈에서 본 그대로 생생하게 묘사하기도 하지만, 꿈이라는 무의식과 현실이라는 의식을 섞어 새로운 상징을 화폭에 창조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꿈을 엿볼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됩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호안 미로의 <The Harlequin’s Carnival>을 통해 두 예술가가 어떻게 저곳의 꿈을 이곳에 붙잡았는지 확인해 보아요!
아주 오래 전엔 검은색, 흰색, 붉은 색만이 기본색이었다고 해요. 단 세 가지 색만이 전부라고 여겼던 그 때는 얼마나 단조로웠을까요? 지금의 우리는 운 좋게도 셀 수 없이 많은 색을 발견했고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파랑(blue)은 꽤 소중한 색이죠. 밤하늘과 바다의 색, 숨통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한 색, 혹은 먹먹해질 만큼 우울한(blue) 색. 파랑의 다채로운 변주는 우리의 마음을 끊임없이 건드립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색이기도 하죠.
△도미니크 앵그르, 브로이 공작부인
△라파엘로, 초원의 성모
특히 예술가들은 파랑에 자신의 해석을 덧입혀 사용하기를 좋아했습니다. 파랑의 발견은 미술의 발전과도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해요. 이전엔 존재하지 않았지만 발견되고 나선 어떤 색보다도 사랑 받고 있는 파랑! 우리는 파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익숙한 색이기에 당연하게만 여겼다면 이 기회에 파랑을 새로이 톺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