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동네 중 하나인 오패산 148번지 일대에 거주하며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기획 및 진행해온 이미지 세탁소는 주변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라면을 요리해 드리고 동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제공받는‘사노+라면’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40여 명의 어르신들을 만나 지역의 변천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사회적 빈곤’, ‘불안한 미래’등 비슷한 결핍 요소를 가진 어르신과 예술가 두 계층이 현 시대적 상황을 이겨내는데 있어 서로 힘이 되어주고 어려움을 완충 할 수 있는 일상적 공감대 및 안전망 형성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문화적 접촉면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어르신들과 사회 구조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는 예술가들이 만나 서로의 결핍을 채워 줄 예술 작품을 제작하고, 삶의 다각적인 소통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소중한 물건과 기억들은 예술가들의 창의적 상상력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작품으로 재탄생되었고, 완성된 작품은 전시를 통해 지역과 소통하고 다시금 어르신들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어르신들과 깊은 소통을 경험한 청년들도 일상에서 함께 호흡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2017년 이후 3년 만에 (재)화성시문화재단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신진작가 공모전은 주제의 다양성과 표현 방법의 창의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김연, 나광호, 소수빈, 윤경주 4인의 작가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 제목인 4orce(포스)는 강력한 기운이나 인상을 느끼게 하는 기운이라는 뜻으로, 선정된 작가 4인이 앞으로 미술계에서의 성장을 기원하고자 정하였다.
이번 신진작가 공모전이 무언가를 시작했던 첫 무렵, 어색하고 서툴렀던 10대, 하고 싶은 일과 꿈이 많았던 시절과 같은 간질간질하고 기분 좋은 기억을 생각나게 해 코로나로 축 처졌던 올해 관람객들에게 하나의 설렘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갈 4인의 작가에게 아낌없는 응원과 박수를 부탁드린다.
이번 전시는 대구예술발전소 10기 입주작가 17팀의 성과전이다.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작업공간에서 서로 교류하며 창작한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전시명인 ‘유연한 경계’는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의 책 ‘관계를 읽는 시간’의 ‘바운더리 Boundary’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나’와 ‘타인’을 구문하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인 경계(境界)가 유연해서 분별적, 비판적으로 타인과 유연하게 교류를 잘하는 것을 말한다.
경계가 희미해 타인 중심적이 되거나 경계가 단절돼 자기 중심적이 되는것과 달리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고 건강한 거리를 갖는 것이다.
전시에 참여한 입주작가들은 장기간 스튜디오에 머물며 각자의 작업을 하는 동시에 다른 작가들과도 충분한 교류를 맺으며 생활해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교류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예기치 못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이 될 뿐만 아니라 장르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각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저로 심리적…, 공간적 모든 관계에서 유연한 경계는 어쩌면 선택적이라기보다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설치 작가 우희서가 포착한 상황은 시공간을 특정하기 어렵다. 각 상황은 사건이 이뤄지는 과정과 그 형상을 담고 있는데,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이 상황을 직접 목격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추측과 의심이 우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360도 실사 촬영하여 전시 공간에 이원 중계되는 세 개 작품은 관람객이 상황을 간접 목격하도록 한다.
<밝은 천장> 아래 설치된 작품의 실존 여부와 상황 간 관계에 대해 2인 이상이 정확히 같은 감상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전시 이후를 포함하여 관람객과 함께 활동 기간에 해결하지 못할 이해와 오해의 경계, 상식의 범위, 원인이 불분명한 결과를 추적하는 데 동력을 얻는다.
관람객은 전시 이후 실제 작품이 설치된 공간을 방문하여 직접 목격이 가능하다. 관람객에 의해 전시 공간은 사라지거나 확장된다.
이로써 설치 작가 우희서는 가변성을 유지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결국 가변성에 의해 작가와 관람객은 함께 시공간을 특정할 수 없으며, 그 공백에 배치(agencement)한 상황들로 각자 다른 <밝은 천장>을 자유롭게 생성해낼 것이다.
_강지수
로드킬 Road kill_투명비치볼, 검은 비닐봉지, 백미러, 모니터_가변설치_2020
많은 것이 따듯함에 의해 질식사했다. Many things have died of suffocation by the warm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