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릴 적 쓰던 스케치북을 오랜만에 펼쳐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그림들이 있습니다. 자유분방하고 경계가 없으며 에너지가 넘치는 그림들입니다. 어린 아이의 머릿속을 거침과 가감 없이 빠르게 화폭에 옮겨 놓은 듯한 이 작품들의 주인은 바로 로버트 나바입니다. 크리스티에서 2020년 떠오르는 주목해야 할 작가로 뽑은 아티스트라고 해요. 아이의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은 영혼처럼 그리기 위해 그는 자신의 상상력에 기대어 즉흥적으로 드로잉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27초에서 30초 만에 완성한 작품도 있다고 해요. 언뜻 전형적인 천재의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는 다시 어린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합니다. ‘놀면서 진지하기‘를 늘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 주목해야 할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image: Juxtapoz.com
Robert Nava, Maybe Metatron, 2017
image : Christie
“학교에서 사실적으로 그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르네상스 회화양식도 배웠지요. 전통적인 회화 기법들이었습니다. 모든 기법들을 다 가르친 후 선생님은 말씀하셨어요. 자 이제 너희들은 예술가야. 하고 싶은 대로 해. 지금까지 내가 가르쳐준 스타일, 기법들을 꼭 따를 필요 없어 .”
키뮤는 키덜트 뮤지엄의 약자예요. 저희가 발달 장애를 가진 6명의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일하고 있는데요. 몸은 성인이지만 아이처럼 순수한 감성을 가진 발달 장애인 친구들을 상징하는 단어로 키덜트를 썼어요. 이들의 그림을 뮤지엄처럼 담아내보자는 의미입니다.
어떤 일들을 하나요?
디자인 스튜디오나 에이전시에서 하는 기본적인 일들을 합니다. 패키지 디자인,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 광고 등의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해요. 기업이나 단체에서 디자인을 의뢰 받아 개발해서 공급하는 거죠.
발달 장애를 가진 분의 그림을 처음 보고 원석 같았다고 하셨어요.
장애인 복지관에서 미술교육을 하게 됐을 때인데요. 미술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던 친구라 기대 없이 만났어요. 처음에 본 그림이 고양이 그림이었는데, 표정과 패턴이 너무 유니크하고 재밌었어요. 주변에 관련 전공 지인들에게 익명의 일러스트레이터라고만 하고 보여줬는데 다들 반응이 좋았어요. 다른 작품도 궁금해 했고요. 나만의 느낌은 아니구나 싶었죠.